어느게임이나 그렇겠지만, FPS도 밸런스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직도 그렇지만, 국내 온라인 FPS에서 총기 밸런스, 지형 밸런스
말이 안 나오는 게임이 별로 없죠. 마치 다나와 상품평에 많이 팔리는
상품이 악평도 제일 많듯, 많은 유저가 즐기는 게임일수록 이러한
밸런스에 대한 불평은 끊이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즐기는 게임이라는 면에서 FPS 게임을
한번 뜯어봅시다. FPS게임에서 유저가 상대편을 쏠 수 있다(타겟팅
할 수 있다)는 상황은 대부분, 상대편도 나를 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부여합니다. 은폐, 엄폐에 따라 나는 상대편의 전체를 볼 수 있지만
적은 나의 머리부분, 상체부분만 볼 수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아직 거의 모든 FPS게임에서 총만 내놓고 쏠 수 있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습니다(없진 않습니다)
즉, 상대편의 위치를 확인하고,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는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나의 리스크와 게임에서 승리할 확률이
완전히 정비례하진 않지만, 기본은 그렇습니다. 남은것은 어떻게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좋은 위치를 잡고 엄폐하고 귀를 기울이고
심리전을 펼치는 것이죠. 어쨌든, 승리하기 위해선 패배할 확률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치트나 핵을 통해서 일방적인
승리를 보장받는 순간, 게임의 근본적 재미요소가 사라집니다.
밸런스가 깨지는 좋은 위치만 틀어박히면 캠퍼라고 욕을 먹는것도
이러한 리스크 밸런스 때문이지요.
어디서 읽었던 글인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모든 유저는 장기적으로 가장 최적화된 선택을 한다"
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극소수의 유저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FPS에서는 이 "선택"이 보다 더 극명하게, 모든 유저들은 최적화된
상황에서 전투에 임하고 싶어합니다. 덕분에 아무도 사지않는 무기들을 보면
만드느라 고생했을 개발자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쨌든, 이것이 우리나라의 국민성인지에 대한 토론은 접어두고,
현상만 보아도, 게임내 "기득권"은 "용서받지 못할자" 입니다.
용어를 "어드밴티지"로 바꾸어도 마찬가지. 예를들면, 장비전투가 가능한
FPS에서, 전차에 탄 유저와 보병유저는 당연히 상대가 안 되지만,
"전차"라는 어드밴티지는 "시작"부터 주어지는 어드밴티지가 아니기 때문에
욕을 먹지 않습니다. 욕을 먹는다면, "시작"부터 전차를 획득하기가 훨씬
유리하게 설정된 "맵 밸런스"가 대상이 되지요.
병과 시스템의 특성이 잘 살려진 게임에서, 접근전에 유리한 돌격병이
후방에서 지원하는 메딕을 때려잡는다고 해도 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병과 간 밸런스는 보병과 전차의 예 보다 좀더 미묘해서,
밸런스 잡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여기서, '메딕은 못해먹겠다'하는
소리에 '그럼 메딕도 중화기 들게하자'하는 선택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메딕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죠.(병과 밸런스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서로 다른 출발선" "기득권"에 대해선 이미 현실에서 피곤하게 겪고
있는데, 게임에서도 그런 고생하고 싶지 않은게 사람 심리겠지요.
총기 밸런스는, 결국 가장 좋은 총을 고르기 때문에 그렇게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밸런스깨는 좋은 총이 있으면 저도 쓰면
되요. 다만, "남은 쓰는데 나는 못 쓰는 상황"이 되면 욕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PC방총, 캐쉬질, 계급에 따른 장비 제한등.
아이템 지속 시간 중 "4배 데미지"라는 퀘이크의 쿼드 데미지. 이런
무식한 설정이 있어도, 보병과 전차의 예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쿼드 데미지 획득이 특정 유저에게 유리하게 되어있으면 맵 밸런스가
욕을 먹고, 쿼드 데미지 생성 타이머같은걸(없겠지만) 사용한다면
그 유저는 뻥 하고 밴 당할 겁니다.
이 모든 불화의 원천은, PVP상황이기 때문에 야기되는것입니다.
PC방, 캐쉬, 계급등에 대한 어드밴티지에 대한 문제가 조심스러운 이유입니다.
그것에 대한 어드밴티지가 별로 의미가 없다면, 유저들은 굳이
그러한 어드밴티지를 얻으려고 PC방에 가거나 캐쉬를 하지 않을것이고,
굳이 계급을 올리고자 하는 동기도 떨어지게 될 겁니다.
그러나 대놓고 엄청난 어드밴티지를 준다면 난리가 나겠죠.
게임 외적 요소로 어드밴티지를 주는것이 유효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캐쉬아이템들은 게임 외적 요소로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PC방 어드밴티지도 더 많은 경험치 획득과 같은식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PC방 총은 좋긴 해도 '최강'인 경우는
적고요. 동기 부여가 되기엔 어쩐지 좀 미적지근한게 사실입니다만...
계급에 대해서는 이렇다한 괜찮은 정책을 못 본것 같습니다.
게임개발사가 자선단체도 아니고, 어떻게든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국내 FPS게임은 유료화에서 뼈아픈 기억이 있고, 또한 첫단추가
잘못끼워졌다고 해야 할지, 부분유료화로 갈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면 캐쉬아이템을 팔아야 하는데, 결국 위와같은 이유로
오만가지 기상천외한 아이템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나마, 많은 FPS중에서
수익창출에 성공해서 서비스를 계속하는 것만해도 다행인것이
현재 국내 FPS의 현주소입니다.
어드밴티지를 주어서 동기유발을 하려고 하니, 유저들의 원성이 크고,
게임 자체의 재미를 해칠수도 있고, 유저들의 노력과 시간에 대한
흐뭇한 보상이 없으면 언제라도 유저들이 떠날 수 있으니 어려운
문제입니다.(계속?)
- 2007/11/06 08:19
- kneko.egloos.com/347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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